나는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 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처음부터 자발적인 의지였다기 보다는
공부를 잘 하니 부모님이 좋아하시고, 주변 어른들이 칭찬을 하고, 학교에서도 점점 ‘공부 잘하는 아이’로 인식되니 그게 좋아서 더 열심히 했다.
하지만 내 기질은 내가 제일 잘 안다.
나는 타고난 기질 상 노는 걸 좋아한다.
물론 ‘노는 것’에 대한 기준은 각자 다르다.
내가 좋아하는 놀이는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있는 행위 보다는 혼자 즐기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면 음주(맥주, 와인, 칵테일 등 다양한 술을 즐기는 것), 음악, 맛있는 음식, 스릴러 영화/드라마 보기, 혼자 하는 여행, 책 읽기, 드라이브 등등..
그래서 첫 번 째 대학을 졸업할 때, 더 이상 공부는 내 인생에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29살의 나이에 다시 수능을 준비해 약학대학에 입학했고 4년의 공부 + 약사고시 준비를 하면서, 이틀에 한번 잠을 자는 삶이 반복되었다.
아놔… 진짜 이제 약사면허증 땄으니 내 인생에 더 이상의 공부는 없다!!!
그런데, 그 이후로도 인생은 배움과 공부의 연속이었다..
약학대학 졸업 후 바로 대학병원 병원약사로 취업을 했다. 그리고 1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병원 ‘야간’약사로 삶을 살았다.
정규직 약사가 아닌, 야간 약사를 선택했던 이유는… 오로지
근무 외의 시간에 놀! 고! 싶! 어! 서!… 였다.
그렇게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모토로 삼고 놀고 즐겼다. 그런데 그렇게 한 8년 쯤 즐기다 보니, 이것도 재미가 없더라.
노는 것도 10년은 못하겠구나.. ㅎㅎㅎ
사업을 시작하고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면서…
마음마케팅이라는 사업자를 내고, 사업을 시작한 지 올해로 5년째다.
그 동안 수 많은 고객사를 만나고, 수많은 경험을 했다. 그리고 직원, 프리랜서로 일할 때에는 거의 느끼지 못했던 ‘스트레스’라는 것도 어마무시하게 경험했다.
그리고 작년에는 매출도 많아져 세금을 성실하게 신고하라는 나라의 부름(?)도 받았다 ㅋㅋㅋ
그런데 바로 얼마 전… 뭔가 몸이 이상해졌다
무기력하고, 의욕도 없고, 기력도 없고, 갈 길을 잃은 느낌?? 난생 처음 느껴보는 이 감정은 뭐지? ☹
갑자기 눈물이 펑펑 나기도 하고, 만사 귀찮고 재밌는 게 하나도 없는 느낌…
거의 한 달 가까이 그렇게 무기력한 상태로 지내다가, 문득 이게 멀까 찾아보니 말로만 듣던 ‘번아웃 증후군’ 이었다.
차근 차근 최근 몇 달을 돌이켜보며.. 나에게 번아웃을 일으킨 원인이 뭘까 생각해봤다.
왜? 나한테 번아웃이 왔을까?
일이 많아서? 바빠서? 쉬지 못해서?
일이 많으면 오히려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 바빠도 지치지 않는 에너자이저, 쉬는 게 더 지루한 사람이 된 지 벌써 5년 째인데? 이 이유는 아닌데….
찾. 았. 다. 이. 유.
바로 고객사 스트레스. 진상 for me
마케팅 일을 하다 보면, 진상(?) 고객이 정말 많다. 그런데 진상 또한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다. 나에게 진상은 예의 없는 사람도 아니고, 막말하는 사람도 아니다.
나에게 진상은 멍청한 사람이다. (과격한 표현을 써서… 죄송, 하지만 이보다 더 적절한 단어가 없다)
마케팅 교육도 하고, 고객사 미팅도 하면서 열심히 알려주고 상품에 대해 설명해주고 처음에는 모르는 게 당연지사.. 열심히 친절하게 알려준다. (솔직히 정말 친절하고 상냥하다 하하)
- 그런데, 한 번,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설명해 줬는데 엉뚱한 소리를 한다.
- 아무 생각이 없나? 마케팅을 맡기면서, 마케팅을 하고 싶다면서 공부 안 하나?
- 그렇게 화가 치밀어 오른다… 몇 번을 말해줘야 하나? 열불이 터진다..
고객군을 다시 정의하자
마케팅은 다른 사람의 비즈니스를 도와주는 일이다. 그런데 내가 아무리 마케팅 전문가라 할지라도 그 일을 하는 사장님, 대표님 만큼 그 비즈니스에 대해 알 수가 없다.
아무리 마케팅 “대행”을 맡겨도, 사장님도, 대표도, 원장님도 공부해야 한다.
내가 모르면서 어떻게 아웃소싱을 잘 할 수 있겠나?
‘니네가 마케팅 전문가라며? 그럼 알아서 해줘야지?’ 이런 마인드를 가진 대표라면 더 늦기 전에 사업을 접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마음마케팅은 배우지 않는 고객, 공부하지 않는 고객, 알아서 해 주세요 하는 고객은 더이상 우리의 고객으로 정의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약사 그만두고 왜 사업을 시작했는데?
내 인생 행복하려고 시작했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건 해야 직성이 풀린다. 하기 싫은 건 죽어도 안한다.
그런데 단순히 마케팅대행사라는 이유만으로 내가 하기 싫은 고객사의 광고대행까지 해줘야 할까? NO! 그래서 오늘부터 그런 고객사는 안하고 과감히 버리기로 결정했다.
결정하기까지가 어려울 뿐, 정하고 나면 그 이후는 심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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